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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속에서 피어나는 광기 – 《Midsommar》, 이별과 해방의 잔혹한 축제 공포영화는 대부분 어둠 속에서 벌어집니다. 그런데 (미드소마, 2019)는 그 상식을 철저히 깨버립니다. 새하얀 햇빛, 파란 하늘, 꽃으로 가득한 자연 속에서 벌어지는 이 영화는, 밝음 속의 불쾌함을 극대화하며 심리적 공포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습니다. Hereditary로 호러 마니아들의 찬사를 받았던 감독 아리 애스터는 이 작품에서 공포와 슬픔, 이별과 해방, 죽음과 재탄생이라는 거대한 주제를 엮어내며 또 하나의 문제작을 탄생시켰습니다.모든 비극은 시작부터 예정돼 있었다영화는 주인공 다니의 끔찍한 가족사로 시작됩니다. 정신 질환을 앓고 있던 여동생이 부모까지 데리고 동반자살을 한 것. 이 충격적인 사건을 겪은 다니는 애인인 크리스티안과의 관계마저 흔들리고 있는 상태에서, 그와 친구들이 떠나는 .. 2025. 7. 26.
꿈과 현실의 경계가 무너질 때 – 《Insidious》의 오싹한 세계 “문제는 집이 아니라, 사람이다.” 공포영화를 볼 때 흔히 우리가 기대하는 것은 귀신이 나오는 ‘그 집’이지만, (인시디어스, 2010)는 그 틀을 완전히 바꿔버립니다. 으로 유명한 제임스 완 감독의 초기 대표작인 이 작품은 ‘귀신 들림’, ‘영혼 이탈’, ‘초현실 공간’이라는 주제를 참신하게 엮어내며 공포영화의 새 지평을 열었습니다.시작은 평범했다, 그러나 아이가 깨어나지 않았다영화는 교사 부부 조쉬와 르네, 그리고 세 자녀의 가족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새 집으로 이사 온 직후, 아들 달튼이 어느 날 갑자기 이유 없이 깊은 혼수상태에 빠지고 맙니다. 의학적으로도 원인을 알 수 없고, 병원에서도 손을 놓은 상황. 그러던 중, 집안에서 설명할 수 없는 기이한 현상들이 하나둘씩 발생합니다.르네는 의자.. 2025. 7. 26.
양의 얼굴을 한 아이 – 《Lamb》, 슬픔과 욕망이 낳은 기묘한 기적 2021년, 칸영화제를 통해 공개된 (램)은 독특한 영화입니다. 공포영화라 하기엔 너무 조용하고, 드라마라 하기엔 너무 불편하며, 판타지라 하기엔 너무 현실적입니다. 이 영화는 한 아이슬란드 부부가 양과 인간의 혼종을 입양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충격보다는 잔잔한 불안으로 관객을 서서히 침식합니다.아이라는 선물, 혹은 죄주인공 마리아와 잉바르 부부는 한적한 아이슬란드 시골에서 양을 키우며 살아갑니다. 자식 없이 조용히 살아가던 어느 날, 양 한 마리가 사람의 팔과 얼굴을 가진 새끼를 낳습니다. 놀랍게도 그들은 이 존재를 ‘아다’라 부르며 키우기 시작합니다.아다는 반은 양이고 반은 인간이며, 옷을 입고 밥을 먹으며 아이처럼 행동합니다. 두 사람은 그녀를 진짜 자식처럼 사랑하.. 2025. 7. 25.
진짜 무서운 건 실제 이야기일 때 –《The Conjuring》의 공포는 실화다 “Based on the true story.” 이 한 문장만큼 관객의 등골을 서늘하게 만드는 말이 있을까요? 2013년 개봉한 (컨저링)은 실제 존재했던 ‘워렌 부부’의 퇴마 기록 중 하나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로, 전 세계 공포영화 팬들의 심장을 얼어붙게 만들었습니다. 감독 제임스 완은 이 작품을 통해 고전 호러의 문법을 되살리는 동시에, 현대적인 공포 연출로 장르의 판도를 다시 썼습니다.초자연 현상의 끝판왕, 워렌 부부의 실화 기록은 1971년 미국 로드아일랜드의 페론 가족이 겪은 기이한 심령 현상을 소재로 합니다. 다섯 딸을 둔 대가족이 한적한 시골집으로 이사 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되죠. 그 집에는 오래전부터 존재했던 어둠의 기운이 남아 있었고, 곧 가족들은 설명할 수 없는 사건에 시달리.. 2025. 7. 25.
겉으로는 환대, 속으로는 착취 – 《Get Out》이 드러낸 현대의 공포 “넌 이제 나가야 해(Get out)!” 영화 Get Out (겟 아웃, 2017)은 단순한 스릴러를 넘어서, 사회 깊숙이 자리한 인종차별과 위선, 그리고 심리적 억압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담은 사회적 호러입니다. 감독 조던 필의 장편 데뷔작으로도 잘 알려진 이 작품은 아카데미 각본상 수상, 작품상 노미네이트 등 평단과 대중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낸 수작입니다.달콤한 초대 뒤에 숨겨진 비밀영화는 흑인 남성인 주인공 크리스가 백인 여자친구 로즈의 부모님 집에 초대되며 시작됩니다. “우리 부모님은 오바마를 세 번이나 찍었을 사람이야”라는 로즈의 말처럼, 이 가족은 겉으로는 진보적이고 친절해 보입니다. 하지만 크리스는 그 집에 도착하자마자 어떤 설명할 수 없는 불편함과 어색함을 느끼게 되죠.기괴하게 행.. 2025. 7. 25.
가족이라는 이름의 저주 – 《Hereditary》가 남긴 오싹한 유산 “유전은 피할 수 없다.” 2018년 개봉한 영화 Hereditary(허위드)는 공포영화 팬들 사이에서 '현대 호러의 걸작'으로 불리며 오랫동안 회자되는 작품입니다. 단순한 점프 스케어나 고전적인 귀신 이야기에서 벗어나, 한 가족의 비극과 함께 서서히 조여오는 오컬트 공포를 탁월하게 그려낸 이 작품은 관객에게 깊은 불편함과 공포를 남깁니다.빛 대신 어둠 속에서 자라는 가족의 그림자의 시작은 매우 현실적입니다. 가족의 중심인 애니 그레이엄은 자신의 어머니 엘렌의 장례식을 치르며 영화의 문을 엽니다. 평소 사이가 원만하지 않았던 모녀 관계는 극 중 내내 중요하게 작용하며, 가족 간의 갈등과 억눌린 감정들이 공포의 씨앗처럼 조금씩 자라납니다. 이 영화는 외적인 악보다 내적인 상처와 억압, 죄책감, 유전에 대.. 2025. 7.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