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새》: 사소한 진동이 만들어낸 깊은 울림
영화 《벌새》(2019)은 1994년 서울을 배경으로, 중학생 ‘은희’의 내면을 섬세하게 따라가는 성장 영화입니다. 거대한 사건 없이도 일상을 통해 깊은 감정의 파동을 전하는 이 작품은, 사춘기, 가족, 여성, 상실, 치유를 아름답고 조용히 담아냅니다.김보라 감독의 자전적 기억에서 출발한 이 영화는, 첫 장편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외 영화제에서 찬사를 받으며 수많은 관객의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벌새처럼 작고 흔들리는 존재였던 ‘은희’의 눈을 통해, 우리는 잊고 지냈던 감정의 깊이를 다시 마주하게 됩니다.1. ‘은희’라는 소녀의 시선은희는 평범한 중학생입니다. 가정에서는 부모의 관심에서 소외되고, 학교에서는 친구와의 갈등, 그리고 첫사랑의 설렘과 상처를 겪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만의 시선으로 세상을 조용히..
2025. 6. 27.
《윤희에게》 리뷰 - 조용한 첫사랑의 기억, 감정의 복원
한 통의 편지가 도착한다. 오래전 잊었다고 믿었던 첫사랑이, 그 편지 속 문장 하나하나로 다시 살아난다.영화 《윤희에게》는 어떤 거창한 드라마틱함 없이, 아주 조용하고도 섬세한 톤으로 과거와 현재, 기억과 감정, 상처와 회복의 흐름을 그려낸다.이 작품은 무엇보다 ‘말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중심에 놓는다. 이름조차 불러보지 못했던 감정, 시대가 허락하지 않았던 사랑, 사회적 틀 속에서 억눌러야 했던 진심들. 이 영화는 그 감정의 잔해를 들여다보고, 천천히, 다정하게 정리한다.1. 편지로 시작되는 여정, 닫힌 마음의 문을 두드리다《윤희에게》는 제목 그대로, 누군가가 ‘윤희’라는 사람에게 보내는 편지로 시작된다.그 편지는 오래도록 닫혀 있던 감정을 두드리는 작은 노크처럼 다가온다. 주인공 윤희는 고등학생 딸..
2025. 6.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