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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미스 선샤인》, 웃픈 가족 여행, 태양 아래 인생을 배우다 여름, 가족, 도로, 햇살, 그리고 여행. 이 모든 단어가 어우러질 때 우리는 떠오른다. 미국의 끝없는 하이웨이 위를 달리는 한 가족. 영화 (Little Miss Sunshine, 2006)은 그런 배경 속에서 출발하지만, 그 안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는 그저 유쾌하거나 단순하지 않다. 오히려 삶의 허무, 가족의 상처, 그리고 작지만 확실한 위로를 담아낸다. 이 영화는 ‘웃음’ 뒤에 숨겨진 눈물과 ‘실패’ 뒤에 피어나는 희망을 이야기한다.희망 없는 가족의 좌충우돌 여행주인공 올리브는 어린 미인대회 '리틀 미스 선샤인'에 참가하게 되고, 그녀의 가족은 낡은 미니버스를 타고 대회가 열리는 캘리포니아로 향한다. 가족 구성원은 그야말로 개성이 넘친다. 실패한 인생을 부정하지 않는 삼촌, 무조건 긍정만 외치는 아빠.. 2025. 7. 18.
《8월의 크리스마스》, 여름 끝에서 마주한 조용한 이별 여름이 끝날 무렵, 뜨거웠던 계절의 끝자락에서 우리는 가끔 차가운 바람을 느낀다. 그것은 어쩌면 다가올 이별의 전조일지도 모른다. 영화 (1998)는 바로 그런 순간을 담아낸 작품이다. 소리 없이, 억지 감정 없이, 담담하게 삶의 끝과 사랑의 시작을 그려낸 이 영화는, 한여름의 햇살 속에서도 ‘죽음’과 ‘기다림’이라는 가장 조용한 감정을 꺼내어 놓는다.죽음을 마주한 남자, 사랑을 시작한 여자사진관을 운영하는 정원(한석규)은 시한부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그는 죽음을 준비하며 조용히 삶을 정리해 나간다. 그런 그의 일상에 경쾌하게 들어선 인물이 바로 주차 단속 요원 다림(심은하)이다. 밝고 사랑스러운 다림은 정원의 삶에 새로운 온기를 불어넣지만, 정원은 자신의 운명을 알기에 그 감정을 드러내지 못한다.영화.. 2025. 7. 18.
《그 여름, 가장 조용한 바다》, 바다와 침묵이 들려주는 사랑 이야기 ‘여름’이라는 단어 속에는 언제나 소리가 담겨 있다. 파도 소리, 매미 울음, 웃음소리, 음악, 그리고 사랑의 고백. 그러나 영화 (1991)에서는 그런 여름의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대신 침묵이 흐르고, 눈빛이 말하며, 잔잔한 파도만이 감정을 대신한다. 이 조용한 영화는 말보다 더 깊이 마음을 울리는 여름의 러브스토리다.소리 없는 세상, 그러나 감정은 살아 있다주인공 ‘시게루’는 청각장애를 가진 청년이다. 그는 쓰레기장에서 우연히 망가진 서핑보드를 주워 고치고, 바다로 향한다. 그의 곁에는 여자친구 ‘타쿠코’가 묵묵히 함께한다. 둘은 아무 말도 하지 않지만, 서로의 눈빛과 행동으로 깊이 연결되어 있다. 그들의 관계는 단순하지만, 그 안에 오히려 더 많은 감정이 녹아 있다.기타노 다케시 감독은 이 영화를.. 2025. 7. 18.
《이터널 선쌰인》, 여름에 지우고 싶은 사람, 그리고 기억 여름은 많은 감정을 품은 계절이다. 어떤 이는 여름을 사랑이라 말하고, 또 어떤 이는 여름을 이별이라 기억한다. 그 뜨거운 한 철에 남겨진 감정들은 무더운 바람에 실려 오래도록 마음 한편에 남는다. (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 2004)은 바로 그런 기억과 감정에 관한 영화다. 그리고 여름에 보기엔 너무도 잘 어울리는, 슬프고도 아름다운 이야기다.사랑을 지우는 기술, 잊는 것이 해답일까조엘(짐 캐리)은 연인 클레멘타인(케이트 윈슬렛)에게 이별을 통보받은 뒤, 그녀가 자신과의 기억을 모두 지웠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상처받은 조엘 역시 기억 삭제를 선택한다. 그리하여 우리는 그가 잠든 동안 기억 속을 거슬러 올라가는 여행을 함께하게 된다.사랑이란 기억의 연속이다... 2025. 7. 18.
《써니》, 여름보다 뜨거운 그 시절 우정의 기억 기억 속 여름은 언제나 눈부시다. 특히나 학창시절을 지나온 우리에게 여름은 친구와 웃고 울던,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시절의 상징이다. 영화 (2011)는 그런 시절을 고스란히 되살려 주는 작품이다. 찬란하고, 엉뚱하고, 그래서 더 뜨겁고 애틋했던 그 시절의 우정. 그리고 그것을 다시 찾아가는 여정.“너와 함께였기에 가능했던 그 시절”는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구조로 전개된다. 중년이 된 ‘나미’는 병원에서 고등학교 시절 절친이었던 ‘춘화’를 우연히 만나고, 그녀의 마지막 소원을 이루기 위해 '써니' 멤버들을 다시 찾는다. 이 단순한 플롯 안에, 관객들은 저마다의 10대 시절을 투영하게 된다. 영화 속 1980년대는 특정한 시대이면서도, 동시에 모두의 기억 속 여름날이기도 하다.교복을 입고 어울려다니던.. 2025. 7. 17.
《하와이안 레시피》, 파도 소리와 함께 먹는 마음의 요리 여름, 바다, 느릿한 시간. 이 세 가지 단어만으로도 우리는 잠시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다. 영화 (Hawaiian Recipe, 2016)는 그 잠깐의 쉼표 같은 순간을 담은 조용한 힐링 영화다. 한여름의 햇살 아래, 하와이의 작은 마을에서 펼쳐지는 아주 소박한 이야기. 하지만 그 안엔 인생의 위로와 회복이 담겨 있다.파도 소리와 함께 시작되는 하루영화는 일본에서 하와이로 요양을 온 주인공 ‘미사키’가 한 하와이 청년 ‘카이’와 함께 식당 일을 하며 벌어지는 짧은 시간의 이야기를 그린다. 이야기의 전개는 굉장히 잔잔하다. 거창한 사건이나 갈등은 없다. 대신 조용히 흐르는 파도처럼, 삶의 일상이 천천히 화면을 채운다.카메라는 아침 햇살에 반짝이는 바다를 비추고, 식당 안에 퍼지는 음식 냄새를 느끼게 하며.. 2025. 7.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