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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속에서 피어나는 광기 – 《Midsommar》, 이별과 해방의 잔혹한 축제

by 아침햇살70 2025. 7. 26.

공포영화는 대부분 어둠 속에서 벌어집니다. 그런데 (미드소마, 2019)는 그 상식을 철저히 깨버립니다. 새하얀 햇빛, 파란 하늘, 꽃으로 가득한 자연 속에서 벌어지는 이 영화는, 밝음 속의 불쾌함을 극대화하며 심리적 공포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습니다. Hereditary로 호러 마니아들의 찬사를 받았던 감독 아리 애스터는 이 작품에서 공포와 슬픔, 이별과 해방, 죽음과 재탄생이라는 거대한 주제를 엮어내며 또 하나의 문제작을 탄생시켰습니다.

모든 비극은 시작부터 예정돼 있었다

영화는 주인공 다니의 끔찍한 가족사로 시작됩니다. 정신 질환을 앓고 있던 여동생이 부모까지 데리고 동반자살을 한 것. 이 충격적인 사건을 겪은 다니는 애인인 크리스티안과의 관계마저 흔들리고 있는 상태에서, 그와 친구들이 떠나는 스웨덴 여행에 동행하게 됩니다.

이 여행은 단순한 관광이 아닙니다. 스웨덴 외곽의 한 공동체 ‘호르가(Hårga)’에서 90년에 한 번 열리는 미드소마 축제에 초대된 것이었죠. 이 축제는 전통적인 풍습과 자연 숭배 의식이 어우러진, 겉보기에는 아름다운 행사입니다. 하지만 축제가 시작되면서, 하나둘씩 이상한 분위기가 감지됩니다.

한여름, 햇빛 속의 악몽

Midsommar의 가장 독특한 지점은 바로 낮의 공포입니다. 대부분의 공포영화가 어두운 밤이나 폐쇄된 공간을 통해 긴장감을 조성하는 데 비해, 이 영화는 시종일관 밝고 화사한 톤을 유지합니다. 푸른 들판, 하얀 전통 의상, 형형색색의 꽃 장식들… 그러나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상식을 벗어난 집단 광기 그 자체입니다.

특히 절벽에서의 장례 의식 장면, 파격적인 생식 의례 등은 관객에게 충격과 경악을 안기며, 아름다운 외형 뒤에 숨은 전통이라는 이름의 비이성적 집단 사고를 고발합니다.

다니의 감정 여정 – 공포인가, 치유인가?

이 영화의 중심에는 ‘다니’가 있습니다. 그녀는 영화 초반 극심한 트라우마와 상실감에 빠져 있으며, 애인에게도 정서적 지지를 받지 못합니다. 그러나 호르가 공동체에 들어온 후, 그녀는 점차 그들 속에 섞여들며 정서적 안정을 찾는 듯한 모습을 보입니다.

사실 이 영화는 단순한 호러가 아닙니다. Midsommar독립과 이별의 심리극이자, 다니의 감정적 성장 또는 ‘왜곡된 해방’을 그린 서사입니다. 감독 아리 애스터는 이를 두고 “밝은 배경의 이별 영화”라고 표현한 바 있습니다.

의식과 상징, 그 불편한 아름다움

영화 곳곳에 배치된 상징과 전통 의례는 단순한 장치가 아니라, 문화라는 이름의 폭력성을 상징합니다. 그들은 모든 행위를 ‘전통’이라 부르며 정당화하지만, 관객은 그 이면에 숨은 광기와 위선을 인지하게 되죠.

또한 의상과 미술, 세트 디자인은 그 자체로 독립적인 미학을 형성하며, 시각적으로 가장 아름다운 호러영화라는 평가를 이끌어냈습니다. 꽃 왕관을 쓴 다니의 마지막 미소는, 그 어떤 공포보다 섬뜩한 인상을 남깁니다.

불쾌한 해방, 혹은 새로운 탄생

영화의 결말부에서 다니는 충격적인 선택을 하게 됩니다. 그 선택은 그녀가 받은 상처에 대한 응징이자, 억압된 감정에서의 해방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해방이 진정한 구원인지, 또 다른 광기의 시작인지는 영화가 끝나도 답을 내리지 않습니다.

이처럼 Midsommar관객의 해석에 따라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되는 영화입니다. 누군가에게는 치유의 서사이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최면과 조작의 결말일 수도 있습니다.

맺음말 – 가장 밝은 곳에서 가장 어두운 공포를 보다

Midsommar은 흔한 공포영화가 아닙니다. 그것은 상실과 고통, 관계의 소멸과 자기 회복을 다룬 심리 호러이며, 문화와 종교,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잔혹성을 조명하는 작품입니다.

영화가 끝난 후에도 기이한 불쾌함이 남는 이유는, 우리가 그 안에서 인간의 본성과 사회적 동조, 그리고 상처받은 감정의 민낯을 마주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햇살 가득한 오후에 이 영화를 본다면, 밤보다 더 무서운 어둠이 느껴질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마지막 미소가 말하는 그 의미를, 여러분은 어떻게 해석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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