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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소마》, 백야의 공포, 한여름에 핀 악몽 ‘여름’ 하면 우리는 흔히 밝고 따뜻한 이미지부터 떠올린다. 햇살, 휴가, 사랑, 해변, 축제... 그러나 영화 (Midsommar, 2019)는 이런 전형적인 여름의 이미지를 완전히 뒤틀어, 가장 눈부신 계절 한가운데서 가장 서늘한 공포를 경험하게 한다. 백야의 축제 속에 숨겨진 잔인한 진실. 이 영화는 그 자체로 한여름의 악몽이다.끝나지 않는 낮, 숨 쉴 틈 없는 불안보통 공포영화는 어두운 밤, 스산한 분위기에서 시작된다. 그러나 는 예외다. 이 영화의 공포는 빛으로부터 시작된다. 스웨덴의 한 외딴 마을에서 펼쳐지는 90년마다 한 번 열리는 축제. 해는 지지 않고, 모든 것이 환하게 드러나 있다. 그러나 그 밝음 속에는 어떤 비정상적인 기운이 숨어 있다. 오히려 너무 밝기 때문에 더 불안하고, 그 불.. 2025. 7. 17.
《유령》 리뷰: 독립운동은 끝나지 않았다, 첩보의 긴장 속 진짜 용기 2023년 개봉한 영화 은 일제강점기 조선을 배경으로 한 첩보물이다. 시대극의 무게감과 스릴러 장르의 속도감을 절묘하게 섞은 이 영화는 '독립운동'이라는 익숙한 주제를 전혀 새로운 시각에서 풀어냈다.“총을 들고 싸우는 것만이 독립운동일까?” 영화는 이 질문을 던지며, 적진 한가운데에서 숨어 싸우는 이들의 용기를 조명한다. 실제 있었던 '조선의 유령 독립군'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 은 지금도 유효한 질문을 던진다. “진짜 용기란 무엇인가?”■ 배경: 1933년, 조선 총독부 안의 ‘유령’1933년 경성, 조선총독부는 총독 암살 사건의 배후를 쫓고 있다. 암살에 성공한 ‘유령’이 내부에 숨어들었다는 정보를 입수한 일본군은 몇 명의 의심 인물을 한 건물에 가둬놓고, 치열한 심리전을 벌인다.이들이 서로를 의심하며.. 2025. 7. 11.
《패스트 라이브즈》, 헤어짐 속에서도 사랑은 가능할까? 한국계 미국인 감독 셀린 송의 데뷔작 는 극적인 사건이나 고조된 갈등 없이도, 단지 한 번의 만남과 한 번의 이별을 통해 사람의 마음을 뒤흔든다. "이런 게 진짜 사랑일까?" "우리는 왜 헤어져야 했을까?"라는 물음이 조용히, 그러나 깊게 관객의 심장을 건드린다.이 영화는 어쩌면 수많은 사람들이 마음속 어딘가에 묻어둔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어린 시절 함께였지만 다른 세계를 살게 된 두 사람, 그리고 24년이 흐른 후 마주한 순간. 는 그 순간을 조용히 응시하며 묻는다. “이 삶이 아니었다면, 우리는 어땠을까?”■ ‘인연(In-Yun)’이라는 개념으로 보는 운명영화의 서두는 한 가지 질문에서 시작된다. “이 세 사람이 바에서 함께 앉아 있다면, 어떤 관계일까?” 이 장면은 영화의 전체를 관통하는 구조적 장.. 2025. 7. 11.
《시민덕희》, 평범한 엄마가 만들어낸 기적 같은 정의 구현 영화 는 믿기 어려울 만큼 놀라운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2008년, 한 평범한 가정주부가 보이스피싱에 속아 거액을 송금하고, 그 분노와 좌절을 딛고 범인을 잡기 위해 직접 나섰던 실화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이 사건은 단순히 한 사람의 정의감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외면했던 사회적 구조와 시스템을 다시 보게 만든 계기가 되었다.2025년 개봉한 는 그 실화에 생생한 감정을 불어넣고, 한 여성의 끈질긴 용기와 연대를 통해 관객의 마음을 뒤흔든다.■ "엄마의 전화 한 통"으로 시작된 이야기영화는 매우 평범하게 시작된다. 전업주부인 덕희(라미란 분)는 어느 날 평범한 오후, 은행을 사칭한 전화 한 통을 받는다. 그녀는 금융감독원 직원이라고 주장하는 상대방의 말에 속아 자신의 계좌를 '보호'해야 한다는 논리로 .. 2025. 7. 11.
《하이재킹》 리뷰: 1970년대 하늘 위의 반전 실화, 그 뜨거운 긴장감 2025년 여름, 한국 영화계에 오랜만에 ‘실화 기반’의 감동적이면서도 스릴 넘치는 영화 한 편이 상영되었다. 바로 이다. 이 영화는 1971년 실제로 벌어졌던 대한항공 여객기 납치 사건을 모티브로 만들어졌으며, 단순한 재현이 아니라 극적인 상상력을 덧입혀 관객을 몰입시키는 데 성공했다.1970년대의 정치적 불안과 시대적 긴장감을 바탕으로, 하늘 위에서 벌어지는 일촉즉발의 상황. 과연 이 영화는 단순한 사건 재구성에 그치지 않고 어떤 드라마를 만들어냈을까?■ 실화를 바탕으로 한 고도의 감정 드라마은 “실화 기반”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이목을 끌었지만, 그 안에서 다루는 인간 군상의 감정은 더 깊다. 영화는 비행기 납치라는 극단적 상황 속에서 각기 다른 승객과 승무원, 조종사의 심리를 정교하게 따라간다.. 2025. 7. 11.
《외계+인 2부》, 마침내 완성된 세계관의 정점은 어디인가? 2022년 개봉한 는 한국형 SF 판타지를 향한 도전으로, 장르의 경계를 넘나들며 큰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그 파격적인 세계관과 빠른 전개는 다소 복잡하고 난해하다는 평도 동시에 받았다. 그만큼 관객은 ‘2부’를 통해 모든 의문이 해소되길, 이야기가 명확히 완성되길 바랐다. 그리고 드디어 2025년, 가 스크린에 돌아왔다. 이번 글에서는 그 세계관의 완성과 주요 관전 포인트를 짚어보고자 한다.■ 복잡했던 1부, 그 이후의 전개는?1부에서는 외계인의 감옥이 지구에 있다는 설정 아래, 조선시대 도사들과 미래의 외계인 감시자들이 얽히는 기묘한 이야기로 시청자를 혼란에 빠뜨렸다. 시간여행, AI 로봇, 기이한 우주선과 천둥이 내리치는 조선 시대가 충돌하면서 호불호가 강하게 갈렸다. 그러나 2부는 이 복잡했던 .. 2025. 7.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