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우리들》: 아이들의 세계, 그 안에 숨은 외로움과 용기

by 아침햇살70 2025. 6. 26.

영화 《우리들》(2016)은 초등학교 4학년 여자아이들의 우정과 갈등을 섬세하게 다룬 작품입니다. 어른들의 눈에는 사소해 보일 수 있는 아이들 사이의 감정이 실은 얼마나 깊고 복잡한지를 고요하고 절제된 시선으로 담아냅니다.

감독 윤가은은 이 작품을 통해 어린이 영화이면서도, 동시에 어른들에게 큰 울림을 주는 ‘진짜 성장영화’를 선보였습니다. 《우리들》은 단순히 ‘아이들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한 번쯤 겪었던 외로움, 질투, 그리고 이해받고 싶었던 그 시절의 감정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입니다.

1. 여름방학, 우정의 시작

영화는 여름방학이 시작될 무렵, 외톨이 소녀 ‘선’과 전학생 ‘지아’가 친구가 되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아이스크림을 함께 나누고, 비밀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두 아이는 점점 가까워집니다. 감독은 말이 많지 않은 아이들의 행동과 눈빛만으로도 서로를 신뢰하고 호기심을 품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그려냅니다.

2. 다시 학교로, 관계의 균열

방학이 끝나고 학교가 시작되면, 아이들의 세계는 다시 사회적 규칙과 질서로 돌아갑니다. 지아는 선을 외면하고, 인기 있는 아이들과 어울리려 노력합니다. 선은 당황하고 상처받지만, 그것을 표현하지 못합니다. 그저 멀어진 거리, 어색해진 눈빛, 서로를 피하는 작은 행동들이 점차 두 아이 사이의 벽을 만들어냅니다.

이 장면들이 중요한 이유는, ‘아이들의 갈등도 진짜 감정’이라는 점을 섬세하게 그려냈기 때문입니다. 어른들처럼 화해나 대화로 쉽게 풀리지 않는 감정의 매듭. 감독은 그 불편한 시간을 억지로 해결하려 하지 않고, 아이들 스스로 감정을 느끼고 성장하도록 지켜봅니다.

3. ‘왕따’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우리들》은 왕따 문제를 단순한 피해자-가해자의 구도로 다루지 않습니다. 누가 나쁘고, 누가 착하다고 쉽게 규정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모두가 어딘가에서 외롭고, 인정받고 싶고, 불안해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지아도 가정환경 속에서 외로움을 겪고 있었고, 선도 자신의 내성적인 성격 때문에 친구를 사귀는 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우리들》은 ‘왜 아이들이 그런 행동을 하는가’에 더 집중합니다. 이해가 부족한 어른들보다는, 아이들끼리 만들어가는 관계의 역학 속에서 그 해답을 찾고자 합니다.

4. 말보다 눈빛이 더 많은 것을 말한다

《우리들》의 가장 인상적인 요소는 감정의 절제를 통한 깊은 전달입니다. 과장된 갈등이나 감정 표현 없이, 조용히 흐르는 내면의 파동을 섬세하게 표현합니다. 카메라가 아이들의 얼굴을 오래 비추고, 그 안에 숨어 있는 감정을 관객이 느끼도록 합니다.

특히 선의 눈빛은 잊을 수 없습니다. 상처받고, 이해받고 싶고, 다가가고 싶지만 용기가 나지 않는 그 눈빛. 우리는 그 시선을 통해 어린 시절의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 마무리: 우리 ‘모두’의 이야기

영화 《우리들》은 아이들의 이야기를 빌려, 우리 모두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어른이 된 지금도 여전히 누군가와의 거리감, 관계 속의 외로움, 이해받지 못하는 감정을 느끼는 우리들에게 이 영화는 말합니다.

“지금 네 마음, 나도 알아.”

《우리들》은 조용하지만 깊은 울림을 남깁니다. 말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감정, 눈빛으로 건네는 용기, 그리고 그 시절 우리가 미처 몰랐던 진심. 그 모든 것을 다시 돌아보게 만드는 이 작품은, 오랜 시간 마음에 남을 영화입니다.

여러분은 《우리들》을 어떻게 보셨나요? 어린 시절의 자신과 겹쳐지는 순간이 있었나요? 그 이야기를 댓글로 함께 나눠주세요.